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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다시 보기

2025.01.31 14:50

하느님은 우리 편

조회 수 22

 
저자 황봉철 베드로 신부/ 성사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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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러나 압니다, 그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로마 8,28). 이 구절은 희랍어 원문의 어순에 따라 직역하였습니다. 이 말씀을 저는 참 좋아하여 믿고 삽니다 그렇게 되도록.

 

하느님을 믿고 산다고 해서, 우리 신앙인들이 세상의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과 역경 없이 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앙 때문에 마음의 괴로움이나 힘든 일이 더 많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성경 말씀을 읽고 음미할 때면, 정말 그 말씀이 나에게 위로가 되고, “참 맞다”라고 공감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우리 집에서 학교나 성당을 가려면 늘상 시장통을 거쳐서 가야만 했습 니다. 아시다시피, 시장통 근처에 사는 애들은 좀은 뺀지랍고, 말은 거칠고, 욕도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욕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곡을 붙여 노래로 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 노래로 하는 욕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신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어 읊조려 보지는 못했습니다. 헤아려 보니, 그 “노래 욕”을 해 보긴 했네요. 유학 시절 우리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인스부릌에서, 배가 고프면 우리 음식이 생각나고 그러면 이어서 고향 생각이 나고, 고향 생각이 나면 가끔은 어릴 때 추억들과 함께 문득 그 노래 욕이 생각나,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터이니 하며 소리를 내어 불러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그 어릴 때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면, 내가 신자 집안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그 시장통 애들처럼 노래 욕이나 하고 돌아다녔으면, 신학교에 가고 신부가 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또 있습니다. 박사 공부를 할 때였습니다. 공부에 진척이 없어 고민하며, 성서 연구소(Institut)로 갈 때였습니다.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그 나라 친구가 내가 공부하고 있는 논문 제목을 알기에, 나에게 물어봅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무슨 책을 아냐고. 그 책은 나의 논문에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그날 내가 그 연구소에 가려고 하지 않았으면,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나지 않았으면 그 책을 알 수 있었을까?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나에게는 자주 일어났고, 사제 생활에서도, 요즘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 아니 성사전담 사제가 된 이후 소일삼아 성서를 새로 번역하고자 지금 몇 년을 씨름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배우는 것도 많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괜히 시작하여 스스로 어려움을 자처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그러면 자다가도 갑자기 전날 잘 풀리지 않았던 성경 구절이 생각나고, 그것을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이끌어 가게 하여 맺혔던 것이 확 뚫리고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결코 나의 의도가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이끌어 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위의 성경 말씀이 생각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에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위의 성경 말씀을 생각하고 그 의미를 제 생활에서 체험하고 느낄 때, 저는 “하느님이 우리 편이야”라는 말씀을 소리 내어 봅니다. 아니 반대로 “하느님이 우리 편이야”라고 하기보다는 ‘내가 하느님의 편이야! 그렇게 되도록 십분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다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편!”, 이 말씀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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