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0||0하나가 되어 모두



                           .................유시찬 신부

우리 인간은 섬처럼 뚝뚝 떨어져 떠 있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 있고 너는 거기 있고 나무는 저만치 서 있고
개는 저기서 어슬렁거리는,
있다는 모든 것들이 각각 독립해서 저 홀로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불장군처럼 혼자서만 존재할 수 없기에 사람들과 사물들과 자연과 일정한 범위 내에서
관계들을 맺으며 살아가고 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자들이
각자 독립해서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서로간에 치열한 경쟁상태가 형성된다.
'내'가 중심이 되다 보니 자기를 강조하고 드높이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이들 즉 경쟁자들을 이겨내고 지배해야 한다.
사회 전체는 철저하게 서열화 되고 계급화 되어 간다.
승자독식의 사회가 된다. 능력 있고 똑똑하고 잘난 이들만 행세하고 대접 받는 사회가 된다.
그 결과 잘 나가는 이들은 괜찮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소외 당하고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정신질환을 겪게 되며 자살 충동을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사실은 이런 현상은 소위 잘 나가는 이들, 능력을 갖추고 명성을 얻은 이들에게서도 일어난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다 손치더라도 홀로 외따로 독립해 있다 보니
근본적인 외로움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쉬 긴장을 동반한 피로감 내지 무기력감에 떨어지기도 한다.
내가 하는 일이라는 것들도 모두 외부에 떨어져 존재하면서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의무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그것도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서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인간을 포함한,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이
그렇게 각자 홀로 떨어져 존재하고 있는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를 한 점 빠짐없이 제대로 묘사해 내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랑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사람들,
책걸상과 컴퓨터를 비롯한 내 주변의 물건들, 꽃과 화분들, 따뜻한 봄기운들,
이 모든 것들이 지금 나의 몸이나 마음에 영향을 미치며 나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모두에 대한 설명들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즉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사람과 사물과 자연과 사건들이 모두 내 안에 들어와
혹은 나를 구성하며 존재하고 있는 만큼 그 모든 것들을 포섭할 때 비로소
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처럼 '나'란 존재는 그저 나 혼자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전체를 끌어안고 내 것으로 한 가운데 그 전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로서 하나의 생명을 유지하며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관점에 우뚝 설 때 비로소 우리는 불안이나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나'를 비롯한 개별적인 존재 하나하나를 떼 내 본다면 불완전하고 불만 투성이일지 모르지만,
전체를 본다면 그 안에 아름다움과 생명력과 힘이 약동하고 있음을 보고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그것이 우리를 위로하고 힘을 불어 넣어 주지 않을까. 희망을 갖게 하지 않을까.
이때 비로소 우리가 하는 일들이란 것도 의무감으로, 하지 않으면 안될 숙제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 자신을 표현해 내는, 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나 자신 그 자체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내 타고난 생김생김을 다른 이로 대체할 수 없는 것처럼 미우나 고우나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모습
바로 그것이 바로 나이고 그렇게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이때 비로소 일과 내가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서 외부에 객관적으로 있는 일들에 내가 다가가
그 일들을 처리해 내야 하는, 그러면서 업적을 올리고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긴장과 억압의 관계는 사라지게 된다. 일과 내가 분리되지 않는 가운데
하나로서 전체를 이루고 있으며 일 내지 일하는 모습 그 자체가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일이 우리에게 주는 중압감과 부담감 혹은 의무감으로부터 해방되고,
일 그 자체가 자연스런 나의 몸짓으로 다가올 때 비로소 우리는 훨씬 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생명에 찬 일들을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에 온전히 서 있을 때
비로소 인간과 사물 내지 자연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게 되겠는가.
그들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이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걸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소중해지는 까닭이 이런 점들에 있다.
우리 각자는 우주 전체로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더 깊은 아름다움과 향, 더 큰 생명력, 더 강한 자태를 다듬어내기 위해
함께 마음과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외롭고 힘들 때 옆에 있는 사람들, 삶의 여러 소품들, 자연을 보자.
그리고 힘과 용기를 내어 걸어가자.













미 사 시 간
구분 남지 부곡
   
19:30  
10:00  
19:30
10:00
00:00 18:30(특전미사)
주일 10:30  

50357 창녕군 남지읍 동포로 18 남지성당
전화 : 055-526-2268 , 팩 스 : 055-526-2262

Copyright (C) 2020 Diocese of Masan.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