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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진선진 마태오 신부

누군가가 코스모스 길에 의자를 버려두고 갔네.

코스모스(우주) 위에 놓여진 낡고 버려진 의자.

우주 위에 제일 높은 권위를 지닌 것처럼 하느님을 심판하던 빌라도의 권력이 문득 생각나게 만든다.

결국은 이 낡은 의자처럼 이 땅의 권력 역시 사라져 가고 잊혀져 가고 만다는 것을 깨닫고 살 수 있다면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세상의 기억 속에 남아있었겠지.

사라져 가는 이 세상 그 어느 것에도 마음을 매이지 않을 수 있는 지혜로움을 가지고 산다면

어디에 앉아 있든지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빌라도
나는 여러 가지로 마음에 걸린다.

어제 밤 아내의 꿈자리도 그렇고 그와의  만남이나 상황을 보면 별로 이 사건에 개입하고 싶지 않지만,

십자가형에 처하라는 요구가 거세 결국 그 요구를 내가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정말 이 문제를 내 문제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물에 손을 씻으며,

“나는 이 사람의 피에 책임이 없소.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오.”라고 말하였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만남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만 그와의 만남을 악연으로 만들어 버렸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고 좋은 만남을 망쳐버린 것도 모자라서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어리석음까지 범하고 만 것이다.

 

베드로
빌라도 앞에서 사형 언도를 받기 위해 서 계신 주님께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하고 먼발치에 서 있는데도

그분의 눈은 나만을 바라보는 것 같다.

호수에서 처음 부르실 때, 어망을 던지고 있던 보잘것없던 나의 겉모습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았던 그 눈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왜 나는 그때처럼 그렇게 그분의 눈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인가.

그분의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아도 불안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은 내 죄를 감출 수 없기 때문이겠지.

옛날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했을 때의 순수함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래서 주님의 눈을 바로 보고 주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시는 사랑의 눈길에 힘입어 당신을 온전히 따랐으면 하는 마음이다.

 

성모 마리아
아들 예수님이 잡혀서 총독관저 앞에 있다는 전갈에 모든 것이 내려앉는 마음을 달래면서 달려가 보니,

이미 총독관저 앞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빌라도가 사람들에게 아들 예수님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고 있다.

사람들은 악을 써가며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그 소리는 내 마음을 갈래갈래 찢어놓는다.

사람들이 군중으로 변하면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것이 필요 없고,

오직 마음 안에 표출되지 못했던 자신의 분노라는 감정에 빠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직 자비로운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것뿐.

 

예수
한밤중부터 아침까지 이리저리 끌려 다니느라 지쳐있는 나의 모습은

한때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린 그 거룩함의 영광은 한낱 아득한 먼 옛날이야기처럼 사라지고 없다.

한없이 연약해 보이고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인 줄 알았던 그들이

어디서 그런 악이 나오는지 나를 죽이라고 큰소리로 아우성들이다.

그 아우성과 그것에 몰려 내뱉는 빌라도의 사형언도는 거대한 파도소리처럼 덮쳐와,

결국 나를 희생 제물인 어린양으로 만든다.

그 순간은 나를 먹먹하게 만들었지만 인간으로서 겪는 그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정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구세주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아버지께서 나에게 지우신 그 뜻이 이해되고,

그 아버지의 사랑을 진정으로 알게 된다면 사람들에 대한 실망도 다 눈 녹듯이 사라지겠지.

나의 십자가의 길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미 사 시 간
구분 남지 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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