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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늘 하고 싶은 말이지만 매주일 하면 강론 전 멘트로 알까봐 일 년에 두 번만 합니다.

 

제가 감곡가기 전에 진천본당 신부로 있었어요.

2000년 전 유대 땅에는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나자로라는 거지가 있듯,

진천에는 임씨라는 아주 명물거지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분 때문에 참 많은 걱정과 분심 속에서 살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루 종일 얻어먹으러 다닙니다. 잔칫집, 장례집, 가게 등등.

그러다 꼭 잘 때가 되면 어디로 오느냐?

꼭 성당으로 올라와서 성당출입구 주보 놓는 그 상에서 웅크리고 자요.

여름에는 그렇다쳐도 겨울에는 얼마나 추운데요.

그래서 저는 밤에 얼어 죽을까봐 자다 깨서 몇 번이고 내려가 봅니다.

어떤 때는 이불을 덮어드리면 몸에서 열이 난다고 다 걷어차는 거예요.

그래서 할아버지를 달랬죠.

‘할아버지, 제가 좋은 곳 모셔다 드릴게요.’

‘어디?’

‘꽃동네요. 거기가면 밥도 주고, 따뜻한 곳에서 잠잘 수 있게 해줘요.’

그렇게 꼬시고 꼬셔서 데려다드리면 일주일을 못 넘겨요.

일주일 만에 진천 읍내를 돌아다니고 있고, 또 어김없이 주보테이블 위에서 잠을 자요.

나자로는 앉은뱅이기에 들어서 부잣집 문 앞에 갖다 놓듯이, 임씨 할아버지도 몸이 불편하면 좋은 단체에

부탁을 드릴 텐데, 건강하니 강제로 데려다놓으면 다시 나와요.

진천에 다른 예배당도 많은데, 하필 성당에 와서, 그것도 그 작은 주보 놓는 상 위에서 불편하게 주무시냐고 물어보았죠,

절도 가보고 예배당도 가서 자봤지만 성당에서 자는 것이 꿈자리가 제일 좋더래요

그러면서 절대 얼어 죽지 않을 테니 걱정 말고 이불 갖고 나오지 말라했어요.

말을 그렇게 하셔도 내 입장에서는 걱정이죠.

영하 7, 8도까지 내려가는데, 바람 막을 곳도 없고.

그런데 그 분이 한동안 안보였어요.

보이던 사람이 안 보이면 걱정이 되죠?

수소문해보니 진천읍내에서 길 건너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계시대요.

그래서 쥬스를 사들고 할아버지 병문안 가보니 혼수상태, 얼마 후 돌아가셨어요.

‘이천년 전 유대땅의 나자로는 죽어서 아브라함 할아버지 품안에 갔는데, 이 분은 그렇게 세례 준다고 해도

세례를 안 받더니.... 그래도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불쌍한 노인을 아브라함 할아버지 품으로 데려가셨겠지’

생각하며 화장해서 좋은 곳에 뿌려드렸죠.

그래서 항상 오늘의 복음을 읽으면 꼭 임씨 할아버지가 생각이나요.

돌아가신 날짜를 기억하니, 혼자 미카엘이라는 천사이름 지어드리고 연미사 드려요

 

오늘 복음으로 한번 들어가 봅시다.

나자로는 앉은뱅이라고 하는 말은 없지만 걷지를 못하는 분이 분명 했어요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거지였죠.

굶어죽게 생겼으니까 동네사람들이 부잣집 앞에 나자로를 가져다 놓습니다.

나자로는 게으르거나, 일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무기력하고 비참한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무기력하고 아무 힘없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목상해보면 첫 번째가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들이 그래요.

엄마 뱃속에 있는 아가들은 어느 누군가가, 부모가 보살피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뱃속에서 아이가 ‘아이 지워! 어떻게 키우려고 그래?’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엄마가 산부인과 앞을 왔다 갔다 할 때, 뱃속의 아이는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웠겠는가?

낙태시켜야겠다는 그 이야기를 태중에서 듣고 그 태아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대부분 이런 아이들은 굉장히 거칠거나 이기주의자가 됩니다.

왜? ‘엄마 아빠도 나를 죽이려했었다.’

 

또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까?

우리 주변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그렇죠.

전 세계에서 1초에 5000명이 죽는다고 합니다.

게을러 죽는 것이 아니라 전쟁 때문에, 가뭄 때문에 죽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는 음식이 남아돌아 쓰레기통을 채우지만,

어느 나라에서는 전쟁과 가뭄 때문에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이 순간에도 5천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들입니까?

권력과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그 법을 집행하는 자 때문에 힘없는 자는 죄인이 됩니다.

정의가 그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이 모두 죄인이겠습니까?

천만에! 정말 죄인은 힘 있으면 빠져나갑니다.

예전에 교도소 지도신부하면서 정말 교도소 안에 억울한 사람 많구나 생각했어요.

종교마저 이런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교도소에서 죽을 수밖에 없구나!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아무리 기를 쓰고 살아도

그 비참한 생황을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자로는 한 개인이 아니라, 인류의 업보를 뒤집어쓰고 살아가고 있는 무기력한,

 원죄의 결과로 나온 한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다시 복음으로 오면 부자는 손 닦고 버리는 식빵쪼가리로 나자로를 먹여 살립니다.

유대인들의 부자는 고기를 먹으면서 손에 묻는 기름을 식빵으로 닦고 식탁 밑에 버리면

기르는 개들이 와서 먹었습니다.

바로 그 식빵쪼가리를 모아다가 자기 집 문 앞에 있는 나자로를 먹인 겁니다.

그리고 아마 흐뭇했을 거예요.

‘저 놈은 내 덕에 살아, 하느님 저는 이렇게 선행을 베풀고 산답니다.’

자기 손 닦고 버린 식빵쪼가리를 먹이면서도 부자는 당당했습니다.

그런데 부자는 죽어서 지옥으로 갔지요, 나자로는 아브라함할아버지 곁으로 갔고요.

 

부자가 왜 지옥에 갔을까?

성서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방해되는 어떤 사상이나 인간, 제도 앞에 강하게 분노하셨습니다.

이건 분노가 아니라 의노입니다.

예수님의 의노의 첫 대상, 지옥에 갈 만큼 큰 죄가 바로 오늘 성서에 나오는 부자의 죄였습니다.

부자에 죄에 명칭은 무관심입니다.

‘무관심’이라고 하는 말의 뜻은 ‘무책임하다’라는 말과 동의어입니다.

 

‘저 주일 몇 번 빠졌습니다.’ 이말 듣고 싶으셔서 예수님 고백소에 계신 거 아닙니다.

정말 예수님이 여러분의 입에서 듣고 싶었고, 정말 여러분의 입에서 그 소릴 듣고 그 죄를 사해 주고,

변화시키고 싶은 것은 ‘네가 이제껏 살아가면서 너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얼마나 무책임하게 살았는가?

얼마나 무관심하게 살았는가? 네가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될 사람들을 얼마나 내팽개치고 살았는가?’입니다.

 

부자가 지옥에 떨어진 것은 나자로에게 악행을 행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부자는 지나다니면서 나자로를 몽둥이로 팬 적도 발로 찬적도 없었습니다.

부자가 지옥의 간 이유는 나자로에게 악행을 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을 베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죄 안 짓고 착하게만 살면 천국 간다고 누가 그럽니까?

성경에 죄 안 짓고 착하게 살면 천국 간다는 말을 없습니다.

적극적인 선을 행해야합니다.

‘다른 사람 피해 안주고, 혼자 성실히 살면 되는 거지, 또 남 도와줄 일이 뭐 있어?’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 무관심 이라고 하는 죄는 지옥에 갈 만큼 큰 죄입니다.

그런데 마귀들은 무관심이 죄가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에게 생전 연락 안하는 것이 죄가 아닌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우선 무관심은 첫 번째 가족들끼리 무관심이 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무관심에 있습니다.

여러분들 가운데는 살아계신 부모님도 있고, 돌아가신 부모님도 있고, 홀로 계신 부모님이 계실 겁니다.

살아계실 때 잘 하십시오.

어르신들은 자식들한테 부담 줄까봐 절대로 속 이야기를 안 하십니다.

예를 들어 명절이라 고향은 가야겠는데 가기 싫어서 전화를 합니다.

‘엄마, 차가 너무 밀려, 집까지 6시간 걸린대.’

엄마가 뭐라 그러시겠어요?

‘길 나서지마, 나중에 한가할 때 와’

‘엄마, 그래도 되?’

‘그럼!’

그 이야기를 해석하면 뭐냐?

‘너 4박5일 걸려서라도 내려오라’는 뜻입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은 반대로 알아 들어야 돼요

‘밥 생각 없다’ 하는 말은 ‘빨리 밥 차려와라’ 라는 뜻이 예요.

그러니, 그것을 알아채야지요.

‘아, 지금 오지 말라 하지만, 엄마가 아들 보고 싶어 하는구나!’

부모에게 무관심 하지 마십시오.

 

또 부부들끼리 무관심 하지 마십시오.

요즘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결혼한 독신자들이 늘어납니다.

결혼해서 한 집에 살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따로따로입니다.

법적으로만 부부지 이미 정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애들 결혼할 때까지만 부부처럼 살자. 우리 각자 애인 만들자. 쿨하게 살자’

별것이 다 쿨하게 사는 거죠?

 

부부가 하나가 되려면 3소의 정신으로 살아야한다고 언젠가 말했죠?

‘옳소’ ‘좋소’ ‘미소’

아내가 하는 말에 무조건 ‘옳소!’,

남편이 하는 모든 것에 ‘좋소!’

온 가족이 ‘미소’지면 집안은 편해집니다.

 

두 번째, 우리들이 절대 무관심에서는 안 되는 것은 우리 신자들끼리입니다.

대부가 대자에게, 대모가 대녀에게 무관심하면 안 됩니다.

세례 때 그냥 뒤에서 대부 대모된 것으로 끝이 아니지요.

바로 그날부터 영적으로 자식이요, 아버지요, 어머니가 된 겁니다

내 대자가 요즘 성당에서 안 보이면 찾아가서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봐야죠.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개신교는 누가 주일 예배에 빠지면 온 반원이 떼로 몰려갑니다.

‘왜 안 나온 거야? 아파?’ 하면서 팔 걷어붙이고 빨래해주고 청소해줍니다.

이런데 어찌 안 나올 수 있겠습니까?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쌀쌀맞습니다.

‘자기 신앙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지, 뭐’

지나가다 길에서 보면, ‘자매님, 요즘 안보이시네요?’ ‘예, 좀 바빠요.’ 하면 끝입니다.

 

무관심!

우리 집주변에 내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다시 성당의 나올 수 있는 분들이

나의 무관심과 무책임 때문에 회두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큰 심판거리일 겁니다.

내 얘기가 아니라 오늘 나자로의 이야기에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세 번째로 우리들이 관심을 갖고 긍정적인 기도를 해야 될 대상은 사제들입니다.

여러분의 본당 신부를 비롯하여 모든 전 세계의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야합니다.

지금 세상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환란의 시대입니까?

이 시대의 사제직을 수행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야 됩니다.

여러분이 매일하는 기도 가운데, 사제를 지향으로 두고 하는 기도가 얼마나 있는지,

여러분이 굴리는 묵주기도 5단 가운데 사제를 위한 기도가 얼마나 포함되어있는지요?

 

마지막으로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

긴 얘기 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하느님에게 내가 얼마나 무관심하게 살았는가?

 

오늘 나자로의 얘기를 들으면서 여러분 마음에 꼭 새겨야 될 것은 ‘

부자가 지옥에 간 이유는 악행을 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극적인 선을 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적극적인 선’을 다른 말로 ‘책임을 지고’ ‘관심을 갖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가족들부터 관심을 가지십시오.

부모님께 그리고 내 아내에게 내 남편에게, 내 자식에게 관심을 가지십시오,

부모와 자식 사이가 그야말로 ‘돈 벌어다 주는 사람과 속만 썩이는 원수’가 아니라

‘서로 기도해 주는 관계’가 되어야합니다.

 

나자로는 내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내 도움이 필요로 하고 또 내가 적어도 책임감을 느껴야 될, 본인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주변의 나자로를 둘러보고, 말로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도움을 주도록 애씁시다.

아멘

 

2019년 연중 제26주일(9/29) 서운동성당 김웅열(느티나무) 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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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하다 마음에 이끌려 우리 성당 홈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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