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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019년 다해 연중 제5주간 목요일

​<계속 두드려라, 안 열리고 못 배긴다>  복음: 마르코 7,24-30

부활하시다
루벤스(RUBENS) 작, (1612)

제가 첫 보좌를 할 때 잠을 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꼭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힘들기도 했습니다. 혹은 술에 취해 상담 좀 하자고 사제관에서 소리소리 지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날도 새벽 2시쯤 밖에서 “신부님, 신부님!”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100% 술에 취한 남성의 목소리였습니다. 눈이 떠지지도 않았고 몸이 천근만근 느껴졌습니다.

      ‘저러다 가시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누가 이기나 끝까지 버텼습니다. 그러나 끈질긴 분이었습니다. 이정도면 주임 신부님도 깨셨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주임 신부님이 ‘보좌가 좀 나가보지 왜 안 나가?’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그분이 큰 돌을 성당 문에 던져 쾅 하는 큰 소리까지 났습니다. 정말 순교하는 마음으로 나가서 이야기를 들어드렸습니다. 막상 나가니 한 마리 순한 양이 되어 한탄을 늘어놓더니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예수님께 기도드릴 때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믿고 기도하면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또 지치지 않고 청하면 반드시 그것을 받게 되리라고도 하셨습니다. 지치지 않는 힘은 ‘믿음’에 있습니다. 아기는 두 발로 일어서려고 하면서 수천 번 넘어져도 지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언젠가는 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엔 반드시 보상이 따릅니다. 이것이 짐승과 인간의 차이입니다.

      성당 사제관 앞에서 그렇게 끈질기게 소리 지를 수 있었던 이유도 믿음 때문입니다. 그 끈질김 앞에서 버티는 사람은 자신 안에서 울려오는 양심의 소리를 견뎌내야 합니다. ‘저러다 가겠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주임 신부님처럼 ‘빨리 나가보지 그래?’라고 말하며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소리가 있습니다. 이것이 청을 계속 들으면 오래 못 버티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하느님도 우리 청원을 계속 들으실 때 당신 안에서 ‘이 정도면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느님을 사랑이요, 자비로 만드는 본성의 소리입니다. 하느님도 그 소리를 견뎌내기 어려우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믿고 꾸준히 청하기만 하면 하느님도 오래 못 버티십니다.

      저도 연옥에 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르짓다의 7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도를 바치면 순교자의 지위까지 올려준다는데 안 바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2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바쳐야 하는 기도였습니다. 저는 이 기도를 20년이 넘게 매일 바치고 있습니다. 12년이 힘들 줄 알았는데 바치다보니 안 바치면 서운해서 안 되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런 기도 바쳐서 순교자의 지위에 오른다고?’하는 의심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꾸준히 바치는데 안 들어주실 리가 없지.’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기도를 꾸준히 하면 그 믿음도 더 커지는 것입니다. 여행 갈 때 기도를 많이 하고 가면 그 기도를 했기 때문에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됩니다. 주님께서 그 믿음대로 갚아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의인의 기도는 잘 들어주십니다. 주님께 합당한 사람이라면 한두 번만 기도하면 들어주십니다. 분명 하느님도 인간을 차별하십니다. 차별하신다기보다는 합당하게 은총을 주시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기도와 우리의 기도의 힘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더라도 우리에게는 꾸준함이 있습니다. 꾸준히 기도하면 반드시 들어주시는 분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그것은 얻어내지 못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 믿음이 우리를 주님께 합당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방 여인을 ‘강아지’ 취급하십니다. 그러나 이방 여인은 자녀들에게 주는 빵이 있다면 자신에겐 부스러기라도 반드시 주실 것이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도를 포기하지 않는 믿음이 참 믿음이고 그 믿음으로 딸이 치유되는 것을 넘어 주님께 의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기도하며 지치지 맙시다. 어차피 청하기로 했다면 죽기 살기로 청합시다. 내가 죽기 전에는 이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청합시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엔 반드시 보상이 따릅니다. 그리고 그 믿음 때문에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끊임없이 청하고 있다는 말은 하느님은 자비하시고 사랑이 가득하신 분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을 갖기 위해 죽기까지 바칠 청원을 적어도 하나는 갖고 있어야합니다. 한 기도를 죽기까지 바치고 왔다면 그것이 그 사람이 의인으로 인정받는 보증이 될 것입니다.

      제가 오늘(14일) 성지순례를 떠납니다. 다녀와서 3월부터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묵상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위해 기도하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출처 : 마리아 사랑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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