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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惻隱之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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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가톨릭마산 사제칼럼

2021.07.01 14:46

측은지심惻隱之心

조회 수 362

 
저자 최봉원 야고보 신부(교구 총대리)

누구에게나 본능적으로 타고난 네 가지 마음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가엾이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 둘째는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 셋째는 겸손하게 남에게 양보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 넷째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맹자는 이 네 가지가 도덕의 근간인 사단四端으로써 인仁·의義·예禮·지智에 이르는 길이 된다고 했다. 또 그중에서 측은지심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원초적 도리요, 고유한 본성이며,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으뜸이 된다고 했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면 누구나 뛰어들어 그 아이를 구하려 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남의 칭찬이나 보상을 바라서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순수한 본성인 측은지심의 발동 때문일 것이다. 


프랑스 투르의 주교 마르티노(316~397)는 군 생활 중 성문을 지나다가 추위에 떨고 있는 거지에게, 측은지심으로 자기가 입고 있던 외투를 반으로 잘라 입혀준 일이 계기가 되어 사제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순교자가 아니면서 처음으로 성인 반열에 올랐다.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1910~1997)가 지금까지 존경받는 이유는 가난한 자이면서 더 가난하고 병들고 더 어려운 자들을 위해 한 생을 측은지심으로 살았기 때문이었다. 


루카 10,29-37의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사마리아인이 착한 사람이 된 것은 측은지심으로 강도당한 사람에게 다가가 도와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먼저 지나간 사제와 레위인은 종교 생활은 열심히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는 측은지심은 없었던 것이었다. 마태 25,31-46의 최후의 심판의 기준은 현세에서 가장 작은 이들에게 측은지심을 갖고 살았느냐 안 살았느냐에 따라, 영원한 생명을 받는 오른쪽의 양 무리와 영원한 벌을 받는 왼쪽의 염소 무리로 갈라지는 것이다.


예수님도 측은지심으로 사셨다. 항상 가난에 억눌린 자, 악령에 사로잡힌 자, 질병에 시달린 자, 절망에 빠진 자 등 찾아오는 사람들을 모두 만나 어루만져 주셨다. 그야말로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착한 목자가 되셨다.


사목하는 사제들만이 목자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넓은 의미에서 예수님과 같은 목자들이다. 백성의 지도자, 회사의 대표, 모든 단체와 부서의 장, 가정의 부모도 그 구성원들에게 목자와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나 측은지심으로 이웃을 대하며 착한 목자처럼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측은지심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었다. 또 이것은 그리스도교 중심 사상인 사랑의 정신이며, 유교의 인仁과 불교의 자비慈悲 사상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음식에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 오미五味라고 하는데, 시고 쓰고 맵고 달고 짜다고 하는 맛이다. 인생살이에는 두 가지 맛이 있다. 무엇인가? 그것은 ‘죽을 맛’과 ‘살맛’이다. 사는 것이 힘들 때 ‘죽을 맛’이 나고, 사는 것이 즐거울 때는 ‘살맛’이 난다고 한다. 


예수님 시대의 제자들처럼 자리다툼을 하고, 바리사이들처럼 위선자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높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먼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고,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말씀을 듣고 실천하여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측은지심의 삶을 사는 것이 된다. 또 착한 목자가 되고,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고, 감동을 주는 삶이 될 것이다.

 

210704 2면 한말씀(홈피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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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구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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