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손가락

by 오서하(율리아나) posted Apr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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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줄기 내 마음에 고이자
새 한마리 날아와
바람으로 둥지를 틀고
노란 꽃가지 꺾어 걸어두었습니다
그 날은 저희 부부 혼배성사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무척이나 사랑하셨다는
어느 자매님이 돌아가시고 남기셨다는 성모님상을

선물 받았습니다.

자매님이 닦고 기도하며 성모님과 마음을 주고 받았을 것을 생각하니
가만히 귀기울여지고

마음도 두근거렸습니다.
 

 

성모님 꼭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빗물이 떨어졌습니다.

혼배성사가 있는 시간에 꼭 참석해 주신 것만 같아서

마음이 떨렸었는데

빗물은 참 달콤했습니다.


 

성모님 계실 곳을 이리저리 잡다가

깜짝놀랐습니다.

성모님 손가락이 잘렸있었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만 같아서

눈물이 핑 돕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손가락 끝만 자꾸 만져 봅니다.

잘린 아픈 손가락이 꼭 나인 것만 같아서

죄송한 마음 가득하였습니다.


 

성모님 앞에서 기도하였습니다

그 손가락 보면서 늘 회개하겠습니다.

성모님의 아픔을 생각하겠습니다

가장 큰 아픔을 내색하지 않으시고 인자하게 기도하시는

그 오래참음을 닮겠습니다

그리 기도 했는데도

며칠 전에 전

섭섭한 것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이 계시는데도 막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그 손가락을 봅니다

눈물이 납니다.


 

저의 약함을 어찌 이겨내야 할지

성모님의 손가락을 어찌 치유해야 좋을지

지혜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 큰 사랑을 어찌 담아내야 할지


 

아무래도 저의 그릇이 너무 작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