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당

Menu
조회 수 6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영세(領洗)와 세례(洗禮)



우리 가톨릭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 중에 세례성사는 신자가 되기 위한 성사로서 누구나 맨 먼저 접하게 되는 성사이지요. 이제는 '세례'라는 명칭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영세'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영세라는 명칭을 보편적으로 사용해서 세례라는 명칭은 오히려 생소한 느낌을 줄 정도였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례보다 영세라는 명칭이 좀더 장중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세례와 영세 모두 한자어이지만 '세례'보다 '영세' 쪽에 중층의 의미가 깃들여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례와 영세는 그 말들에 붙는 어미(語尾)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지요. 세례에는 '받다'라는 어미가 따라와야 올바른 말이 되고, 영세에는 '하다'라는 어미가 붙어야 올바른 말이 됩니다. 즉 '세례 받다'와는 달리 영세는 '영세하다'라고 해야 맞는 말이 된다는 것이지요.    
  
영세라는 말의 영(領)자에는 '받다'라는 뜻이 이미 들어 있으므로 영세라는 말은 '세례를 받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영세하다'로 표기해야 올바른 말이 되는 것이지요.

영세식 장면을 볼 때마다 '영세'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보곤 합니다. 그리고 왜 우리 선조들은 세례라는 말보다 영세라는 말을 더 선호하였을까? 의문을 가져보곤 합니다. 물론 '한자 시대'였기에 그것이 가능했겠지만, 왜 세례라는 쉬운 말을 놓아두고 영세라는 말을 정착시켰을까? 생각하면 참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찍부터 영세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 사람이긴 하지만 저는 영세라는 말이 안겨주는 어떤 장중함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영세라는 말을 채택한 사실에서도 의미심장함을 느낍니다. 이제는 영세라는 말보다 세례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는 현실에서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며, 영세라는 말도 계속 많이 쓰여지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요하 막시모 (소설가·태안성당)

*<대전주보> 2009년 7월 12일(연중 제15주일) 1984호 5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사순 5주일에 본 남지성당 - 드론 영상 1 김(발렌티노) 2025.04.25 1788
공지 전국 성지 순례 지도 이상훈(요셉) 2019.08.12 2479
363 『一期一會(일기일회) 박화순(마리스텔라) 2009.06.16 1494
362 흐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김재영(로마노) 2009.06.17 1512
361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1 장양숙(미카엘라) 2009.06.20 1526
360 선, 침묵의 소리 1 박화순(마리스텔라) 2009.06.22 1151
359 감실 앞에서... 1 김재영(로마노) 2009.06.26 1345
358 주일 미사에서- 신상옥 3 장양숙(미카엘라) 2009.07.02 1378
357 과달루페 사원(멕시코) 김재영(로마노) 2009.07.04 1371
356 사람의 마음을 얻을수만 있다면........ 2 박화순(마리스텔라) 2009.07.08 1334
355 평화의 기도 사투리 버전 / 웃는 하루 되세요 ^......^ 2 장양숙(미카엘라) 2009.07.08 1517
354 비오는 날 2 박화순(마리스텔라) 2009.07.09 1192
353 신부님 구두. 3 file 이상훈(요셉) 2009.07.10 1323
352 덤으로 받는 은총 4 file 강경희(베로니카) 2009.07.11 1329
351 초복 2 박화순(마리스텔라) 2009.07.14 1242
350 장하다 우리 베드로!! 4 file 강경희(베로니카) 2009.07.14 1725
349 눈물짓게 만드는 한 장의 사진/퍼온글 김재영(로마노) 2009.08.12 1278
348 어느 복지사의 감동적인 글 김재영(로마노) 2009.08.15 1105
347 나이 값이나 하고 살아야 될텐데.... 김재영(로마노) 2009.08.17 1151
346 Never give up!!! 김재영(로마노) 2009.08.22 1515
345 기도하는 그대가 좋습니다 1 장양숙(미카엘라) 2009.08.28 1374
344 영혼과 대화/박광호 김재영(로마노) 2009.09.10 12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21 Next
/ 21

남지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