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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세(領洗)와 세례(洗禮)



우리 가톨릭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 중에 세례성사는 신자가 되기 위한 성사로서 누구나 맨 먼저 접하게 되는 성사이지요. 이제는 '세례'라는 명칭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영세'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영세라는 명칭을 보편적으로 사용해서 세례라는 명칭은 오히려 생소한 느낌을 줄 정도였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례보다 영세라는 명칭이 좀더 장중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세례와 영세 모두 한자어이지만 '세례'보다 '영세' 쪽에 중층의 의미가 깃들여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례와 영세는 그 말들에 붙는 어미(語尾)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지요. 세례에는 '받다'라는 어미가 따라와야 올바른 말이 되고, 영세에는 '하다'라는 어미가 붙어야 올바른 말이 됩니다. 즉 '세례 받다'와는 달리 영세는 '영세하다'라고 해야 맞는 말이 된다는 것이지요.    
  
영세라는 말의 영(領)자에는 '받다'라는 뜻이 이미 들어 있으므로 영세라는 말은 '세례를 받는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영세하다'로 표기해야 올바른 말이 되는 것이지요.

영세식 장면을 볼 때마다 '영세'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보곤 합니다. 그리고 왜 우리 선조들은 세례라는 말보다 영세라는 말을 더 선호하였을까? 의문을 가져보곤 합니다. 물론 '한자 시대'였기에 그것이 가능했겠지만, 왜 세례라는 쉬운 말을 놓아두고 영세라는 말을 정착시켰을까? 생각하면 참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찍부터 영세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 사람이긴 하지만 저는 영세라는 말이 안겨주는 어떤 장중함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영세라는 말을 채택한 사실에서도 의미심장함을 느낍니다. 이제는 영세라는 말보다 세례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는 현실에서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며, 영세라는 말도 계속 많이 쓰여지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요하 막시모 (소설가·태안성당)

*<대전주보> 2009년 7월 12일(연중 제15주일) 198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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