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이야기..3

by 이상훈(요셉) posted Apr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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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 이어서.. ^^

이유가 어찌되었든
치릴로 회장님께서 Kbs, Ytn..등 특종 보도되어
용감한 시민 상을 받게 되었는데
어느 날 군청 민원실에서 찾아왔다

 

그 공로가 어시스트한 젊은이가 받아야한다며
표창장을 빼앗아 가려 하는데 아무리 안 된다고 발버둥친들
방안에까지 들어와 가져 버리자

허탈해진 치릴로 회장님,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짓는데
그래도 그 표정이 안됐던지

 

민신기 도미니코 형제님이 "행님..잊고 전교나 합시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가 공들인 부곡리 부잣집 있죠 .
농협 창녕 교육원 가다보면....."

"아유~ 그 사람? 그렇잖아도 내 손이 닭발 되도록 갔는데 문도 안 열어~~.."
"아이고~ 행님..아무 때나 가면 됩니까.."

민신기 단장님, 어디선가 정보를 입수하신게다

 

본디 그 부잣집은 예전에 가난했던 탓에
흥부같이 아들이 열이고 딸까지 열둘
듣는 소문엔 밀양역 근처 기찻길 옆에서 살았다는데
왜 기찻길 근처에만 살면 자식이 많은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른 사람은
알 필요도 없다

 

하여간 가진 것 없이 부곡으로 이사와
로또 산업을 차렸는데
그 하는 일이 부곡 온천, 남탕 여탕 할 것 없이
하수도 구멍 뚫는 일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집에서야 샤워정도지만
목욕탕에 오면 어디 그런가

이태리타올도 모자라 발바닥은 돌로 까지 문지르는 게
우리 아니던가

 

하여튼
때로 막힌 구멍..이름하야 꼬챙이 하나로 쑤시면 되는, 때돈 번 것이다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
부곡리 일대는 그분 땅이라는데

우리 회장님을 대동한 민단장님 두 분이 찾아간 곳은 병원이었다
 

돈난 곳에 사람모인다고 병원입구부터 입원실까지

축~! 쾌유,
믿습니다~! 빠른 완쾌~!
오직~! 쾌차~!

기타 등등
 

어디서 들은 것도 같은
뜻 모를.. 별의 별, 좋은 말이 다 써져 있는 화환을 지나
2층에 당도하니
얼마나 사람이 많던지 세 보진 않았지만
한 오백 명
한마 터면 벗겨진 구두 찾지도 못하고
한발엔 구두 한발은 양말, 꼴 될뻔하다가
간신히 한자리 잡았는데

외지 사는 열두 아들딸이 일렬로 서서
확성기로 자리 정돈을 시키는데 반은 안고 반은 섰다
 

 

그래도 이웃이라고 그 집 장남이
치릴로 회장님을 알아보고는
병실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샌님이요~.아버님이 찾는 기라에~~"

그 말에 "행님..맞죠.?"
"아..그래그래~"서로 맞장구를 치며 혹시 모를
대세라도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레지오수첩에 성수까지 항상 준비해 가지고 다니시는 우리의회장님
잘 있나 양복 윗주머니를 만지며
들어가려는 찰라

 

어디선가 쏜살같이 십여 명이 떼로 몰려 와
회장님을 밀치고 먼저 병실로 들어갔다
엉겹결에 뒤 따라가
응급실 안에 드니

환자를 위해 성호를 긋는 우리 회장님과 민단장님은
안중에도 없고

 

어휴~ 목사님..어서 오세요~
하는 딸 목소리를 봐서 따님은 개신교에 다니나 보다.

절대로 폄하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교탁을 쳐 가면서 열변을 , 그것도 앞자리 다섯줄 정도는 거뜬히 튀는 침으로 만 커버할 수 있어야
진정한 목사  반열에 드니
목사님 되기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


하여튼
그 부잣집 할배가 침대에 누워
기다란 호수로 이어진 산소 호흡기로 생명을 연명
간신히...
찾아 들어 오는 사람 얼굴을 보며 눈 인사하는 게 다 인
회장님이 보시기에도 주님 품안에 가실 날이 머잖아 보였다

그래도 의식이 있어서
반갑고 고마웠던지 손을 꼭 쥔 회장님을 보며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데 그걸 본 민단장님은 무릎을 꿇고 주님께 기도하는데
얼마나 간절히 기도 했던지
이 세상엔 할배와 회장님 그리고 민단장님
이 셋 뿐인 듯 한데

 

그런데 갑자기

할렐루야~! 아멘~!
할렐! 루~우~야~~~~ !!!! 아~~ 아~멘~~~~!!!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떨어져 나간 형제 분"(개신교 신자) 들이
이어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고
목사님은 환자 곁에 다가가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할배가 컥컥!! 대면서

손을 공중으로 휘졌었습니다

 

그걸 본 "떨어져 나간 형제들"은 목사님 기도발이 먹혔다 싶었던지
아멘을 더욱 크게 외치는데

이에 고무된 목사님은 더욱 더 발끝 까지 힘 줘 기도하고
이에 질세라

눈까지 시뻘겋게 부릅 뜬 할배, 벌떡 자리에서 일어 날 지경이었지만
환자의 안정을 위해

기도중 임에도 전도사는 가만히 어깨를 누르며
 

마음속으로,,, 모시고 계신 목사님이 얼마나 훌륭한지 자기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러워
목청껏 아멘을 외치며 찬송을 하자 유리창이 부르르~~ 떨리고
창가의 꽃병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 소리에

안경 낀 집사가 목사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목사님...유언 받으셔야 겠어요... 이 집 아들들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겠습니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전도사가 종이와 볼펜, 그리고 장로는 지장이라도 받으려고
인주까지 가지고 왔다.

그때까지도 혼신을 다해 허공에 손을 흔들던 할배
마지막 결심이라도 한 듯
떨리는 손으로 종이에 글을 쓰는데

 

그걸 지켜 본 우리 치릴로 회장님이 이제 대세라도 드려야 겠다고 싶어
할배 곁으로 가니

낌새라도 차린 것일까
앞에 선 엉덩이 큰 아지메가 궁둥이로 툭~! 미니
뒤로 나 자빠졌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가 아니고

 

할배는 돌아가시고
잠시 응급실 안은 침묵이 흘렀죠

 

밖에서 문병오신 분들은 응급실 안에서 기도와 찬송이 멈추니
뭔 일이 있었나 싶어,, 두 귀를 쫑긋거리고 닫힌
문안의 고요를 살피는데
먼저 셋째 딸이 응급실안으로 들어갔다

 

목사님을 보자마자 머리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아버님이 돌아갔음을 직감하고
땅을 치고 아니 시멘트 바닥을 치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얼마나 섧히 울던지
모두가 숙연해져 감정이 한 여름 땡볕, 논바닥 갈라진 것 같은 사람도
눈물이 나왔다

 

그래도 궁금한 사람은 있는 것이다.
혹시 유서라도...쓰셨나요.?

그 말이 끝나자

이런 일에는 한 치의 오해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
전도사가 목사님께

 

"목사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합니다
 저희가 또 한사람을 하나님께 인도하고 복을 드렸으니
 이를 지켜 본 많은 분들이 교회로 오시리라 믿어요"

 

보지 않았는 가.
그 말끝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큰소리로 기도할때마다

환자분을 감복케 하여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드신 우리 목사님이

여기 모인 모든 분을 압도하여
얼마나 교회를 부흥시킬 것인가 믿어 의심치 않은
자신감도 있었던 것이다

 

목사님이 응급실문을 나오자 이층은 물론이고
일층, 삼층 올라가는 계단까지 가득한 일가친척과 문병 오신 모든 분이
목사님이 손에 쥔 유언장을 응시하였다
아니 목사님 입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고인을 위해 문 병와 주시고 임종까지 지켜 봐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가족을 대신해 인사드립니다
고인은 저희의 인도 하에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가시면서도 남은 가족을 위해 유서를 남기셨으니 제가 큰 소리로 읽어 드리겠습니다"

 

일순간 장내는 고요하다 못해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고인이 허공에 팔을 내 저어 가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처열하게,부르르~ 손 떨려가면서 쓴 유언장

 

굳은 결심이라도 한 듯 유언장을 펼 친 목사님 ...
부흥회때 처럼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음음..헛기침까지 한 다음 유언장을
있는 목청껏 읽어 내려갔다

.
.

 

 

 

 

 

 

 

 

야~~! 발 치워~  너 산소호홉기, 호수  밟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