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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7 23:33

갈등

조회 수 610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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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몇주 전 주일날 성당에 오면서
가게에서 2천 원짜리 생필품 하나를 사며
5천원 지폐를 드렸더니 거스름돈으로 7천원을 주십니다.
가게 주인이 천 원짜리 인줄 알고 5천 원짜리를
주신 거죠

순간 현금에 현혹되어 모른 체 받아 들고 나오며
그래.. 예전에 5천 원짜리 인줄 알고 실수로 5만원 지폐를 준 후
나중에 찾아가 잘 못 줬다고 되돌려 달라고 했더니
자긴 5천 원짜리 받았다고 끝까지 우기는데
돈에 내 이름 써진 것도 아니고
돈 준 순간 사진 찍은 것도 아니니
안 받았다는 데야 더 할 말이 없어 속 쓰린 적이 나 또한 없지 않았는가!
하여튼 공돈 생겼다는 마음에
기쁜 것도 잠시

성당에 와 미사를 드리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본디 내 것이 아니니 주일 헌금 봉투에 모두 담았습니다.
그렇게라도 하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죠.
하지만 내내 갈등이 일었습니다.
주님께서 기뻐할 일도 아니고 그 헌금 쓰임에도
정직한 것이 아니니 합당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봉헌 예물 드리러 나가는 순간
슬그머니 그 5천 원짜리를 빼 내었습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느님 것은 하느님께 이 말씀중
그 돈은 황제의 것이라 생각됨은
훔치거나 사기 쳐 생긴 돈은 아닐지라도 분명 깨끗한 돈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미사를 마친 후 다시 그 가게로 갔습니다.

5천 원짜리를 드리며
"천 원짜리로 바꿔 주세요..아까 제게 거스름돈을 잘못 주셨더군요"
그 분, 천원을 내어 주시며 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 봤습니다.
어쩌면 속으로 "이 사람 바보 아니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 건 내가 알 일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내 양심이 편하면 그 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성당에 다니니 우린 그런 공돈도 가질 수 없구나
거저 얻었으니 거저 줘야만 이토록 마음이 편한 거라니.. ^^
  • ?
    김해룡(미카엘) 2013.03.18 16:25
    글 잘 읽었습니다~
    순간의 갈등이 가져 온 생활일기네요~
    갈등에서 하느님말씀대로 기울어 져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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