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얼마 전 식구들과 일산에 있는 모 대형 할인마켓에 들렸습니다.
추석 밑이라 그런지 인산인해였지요.
얄팍한 주머니인 만큼 다리품도 많이 팔게 되었는데
계산대 부분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와 봤더니
초로의 부부였는데 남편이 부인의 뺨을 때렸습니다.
부인은 심히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감싸고 매장 어디론가 숨었습니다.
그래도 그 남자는 상소리로 부인의 뒤통수에 대고 떠들더군요.
"ㅆ 년~ 자기가 돈 벌어 봐~ 그걸 왜 들고 와~"
아마도 부인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골라 장바구니에 넣은 모양이지요.
남자인 제가 보아도 50~55세로 보이는 남편..참 기품 있고 잘 생겼더군요.
보통 이야기 하는 고매한 학자풍의 교수같이 생겼다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저런 사람이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이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부인의 뺨을 때릴 수 있을까..참..이해가 안가더군요.
그래도 이건 현실이었습니다.
전에 집사람이 하던 농담이 생각나더군요.
"저런 사람 같으면 연애 한번 하겠어.. ^^"
물론 생긴 것하고 하는 행동하고 똑 같겠습니까만은
또한 세상 만물이 같은 것 하나 없듯이
그 어떤 걸 대입해서 말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옛날이야기 중에 "콩쥐 팥쥐"가 있지요.
통산 그래내는 두 자매의 생긴 모습은
콩쥐..어여쁘고 이목구미가 수려한 잘 생긴 여자
팥쥐..죽은 깨가 덕지덕지 하고 아주 못 생긴 여자..
이 모습에 별 이의가 없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작은 애 노트 한 귀퉁이에 그려 논
나쁜 놈..눈은 여지없이 작고 못 생긴 사람
좋은 사람..얼굴의 반쯤은 차지할 만큼 눈이 크고 잘 생긴 사람
위구별도 그러하기니 와 제 딴에 만화랍시고 써 논 글에도
그림과도 같더군요.
아마 그런 편견으로 치자면 저는 평생 감옥에나 가 있어야할 형편입니다.
언젠가 그 그림을 보고 딸아이에게
"잘 생겼다고 마음도 모두 고운 건 아니야. 못 생겨도 마음 착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고
잘 생겼다고 마음이 덩달아 고아지는 건 아니란다.. "
아이는 그래도 그림은 늘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그런 고정 관념이 그려진 건 아마도 우리가 통상 보는 동화, 만화의 모습이
모두 그렇게 그려진 탓에 알게 모르게 굳어진 탓이겠지요.
저는 왜 콩쥐는 잘생겨야 하고
팥쥐는 못생겨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콩쥐 팥쥐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에는 그런 생김이 적합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행여 살면서 그런 편견을 가지고 살지나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돌아오는 길에 좀 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아빠. 그 아저씨 못 됐어. 전혀 그럴 것 같지 않게 생겼던데."
"생긴 대로 산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너 이솝 아저씨도 못생겼다고 하잖아"
"맞아. 책에서 본 소크라테스도 못 생겼고..."
" 혹시 아니 콩쥐는 아주 못생겼고 팥쥐는 아주 예쁘게 생겼는지도."
" 하하~ 신데렐라도 어쩜 무지하게 못 생겼는지도 모르겠네..?"
"그럼 사람들이 그림을 그렇게 그렸을 뿐이지.. "
할인 마켓에서 본 작은 사건이지만, 그걸 본 우리 아이들이
평소 갔었던 그 편견을 조금이라도 지웠음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덧 붙여 동화나 삽화를 그리시는 분께도 그런 편견을 갖지 않도록
그려 주셨음 하는 바램도 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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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전에 썼던 글입니다
문득 이 글이 생각나 꺼내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