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함양 유림면에서

by 이상훈(요셉) posted Jun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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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유월, 함양 유림면에서
                           이상훈 요셉

실개천 마주보며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마을 이룬
산기슭 대숲이
아침을 바람결에 쓸고 가면
탱자나무 따라 난 조붓한 길 끝난 동구에
미루나무가 서서
등굣길 아이와 논밭으로 일 나가는
마을 주인을 배웅하고 난 후
개망초꽃이 한낮 해 따라 하늘을 볼 때면
한가히 집 지키는 야트막한 지붕이
처마 끝을 울타리에 기댄다.  

물결처럼 산이 내려와
바위 만나면 비켜 선 손바닥만 한 땅에
생긴 그대로 논이 되어버린
다랭이 논두렁 뽕나무에 오디가 익는 이맘쯤은  
고삿밭 보리가 다 익어
이웃한 물 댄 논에
모보다 자리 먼저 차지한 개구리
울음소리 들으며
이 모습대로
다 변해도  우리는 변치말자  
손 모아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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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함양엘 다녀오며
길머리 유림면을 지나왔습니다.
길 한 켠에 차세우고 사진도 한 장 찍고
메모지를 꺼내 습작으로 쓴
졸시 한편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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