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by 김재영(로마노) posted May 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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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은 절대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 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 아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불러와 비싼 음식 앞에서는
빨리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넉넉히 들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시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나, 당신의 자식이었을 때는
미처 몰랐었습니다.
당신이 그랬듯, 나도 이제
당신처럼 내 자식의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이제서야 알아차린
당신의 가슴과 
그 눈물을 가슴에 담고
당신의 사랑이 무척 그리운 이 시간에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는
고마운 두 분께 외쳐봅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 "
 
(모셔온 글)